잊혀진 나날보다 추억할 날들이 많아지길.

어제는 기억에 머무른 오늘인 듯 싶습니다. 다시오지 않을 오늘을 누리시길 바라겠습니다.

Dave의 수필 모음

[Dave의 수필] 나무를 키우는 사람들

Dave Seong 2023. 11. 23. 23:12

[ 나무를 키우는 사람들 / 성열민 ]

 

푸른 날의 그리운 사람은 나무를 심습니다. 

다녀간 자리마다 나무를 심어 푸른 숲을 만듭니다. 

여름철 바람에 잎을 피우고, 겨울을 준비하며 잎을 떨구어 냅니다. 

해다마 반복되는 일이지만, 해마다 다른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자라나는 크기만큼 단단히 내린 뿌리도 깊어갑니다.

자리한 곳에 잎이 무성해지면,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도 따가운 햇살을

식혀주는 반가운 인사가 됩니다.

 

가을 단풍 물들어 잎을 떨구어 내면,

산을 찾는 발걸음도 드물어집니다.

매서운 바람 준비할 겨를 없는 바쁜 사람들은

그저 지나가는 눈길로 계절을 바라볼 뿐이겠지요.

 

쌓인 눈속에 신난 아이들의 그리움으로 남기를 바래봅니다.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많은 봉우리들이 자리를 지켜 숲을 일구었습니다.

 

해넘어 가는 시간이 짧아 질수록 달빛 어우러진 적막한 숲이 고요합니다.

그리운 마음에 둥근 달만 비추는 하늘을 보아도,

이른 아침을 시작하는 산지기의 빗자루 소리만이 계절을 알리는 인사가 됩니다.

 

푸른 날의 그리운 사람은 나무가 되어 숲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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