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6. 가을 바람이 불면. [ 시월의 바람이 불면 ] 성 열 민 시린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면 닿은 걸음 자욱이 식기 전에 떠오르는 그리움이 쌓입니다 나뭇잎을 떨구는 가지마다 바람이 일렁이는 눈물을 훔쳐주어서 고개 숙인 벼들의 물결마저 찬란하여서 마음 둘 곳 없는 외로움이 더욱 시린 계절입니다 눈이 부신 햇살 가득한 봄날의 추억도 한여름의 뜨거운 밤바다의 낭만도 깊은 가을 하늘의 그윽함에 자리를 내어주겠지요 풍성한 달빛에 쌓인 그리움도 바람처럼 흩어지겠지요